"발견된 게 아니라, 발견될 자리에 미리 가 있었다" 자기 유통망을 만든 사람의 경제학

영화제에 출품하고 배급사 심사를 통과하는 정규 루트. 서울예대 동문이었던 한 배우와 감독은 2013년 연인이자 창작 파트너가 된 뒤, 이 루트를 거치지 않고 둘만의 제작사 겸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단편을 직접 올렸다.

영화제·배급사라는 게이트키퍼 바깥에, 자기들만의 유통망을 따로 둔 셈이다. 이 이야기를 그냥 미담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경제적으로도, 투자 심리적으로도 곱씹을 지점이 있다.

배우 구교환(왼쪽부터), 이옥섭 감독, 연상호 감독
배우 구교환(왼쪽부터), 이옥섭 감독, 연상호 감독

게이트키퍼를 거치지 않는다는 것의 경제적 의미


영화제·배급사는 콘텐츠가 관객에게 닿기 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좁은 문이다. 이 문을 통과하려면 심사위원의 눈에 들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시간과 기회가 소모된다. 자기 채널을 만든다는 건 이 좁은 문을 우회해서, 콘텐츠와 관객 사이의 거리를 직접 줄이는 선택이다.

개인적으로 이게 흥미로운 이유는, 내가 블로그로 하고 있는 일(머니컴 하위 블로그-모두의 도구 등)과 구조가 똑같기 때문이다. 포털 노출이나 광고 대행 없이 직접 만든 계산기·블로그·채널로 사용자에게 닿는 것도 결국 같은 논리다. 게이트키퍼가 적을수록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그 채널은 끝까지 내 것으로 남는다는 게 핵심 차이라고 본다.


"우연히 발견됐다"는 서사 뒤에 있는 준비


인상적인 대목은 정작 본인이 본인의 성공을 운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감독이 우연히 유튜브에서 단편을 볼 수도 있고, 시나리오를 쓰다 문득 떠올릴 수도 있다는 식으로 기회가 닿는 경로 자체는 우연일 수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그 우연이 닿을 자리에 미리 가 있었던 건 본인의 선택과 준비였다는 게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발견되는 순간은 운이지만, 발견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는 건 운이 아니라는 구분이다.

배우 구교환
배우 구교환


이 구분이 투자심리에 주는 인사이트


FOMO는 정확히 반대 순서로 작동한다. 이미 뜬 걸 본 다음에 쫓아가는 거니까. 반면 이 이야기의 구조는 뜨기 전에 자리를 잡고, 그 자리에서 기회가 올 때까지 묵묵히 단편을 쌓아가는 쪽이다.

개인적으로 투자에서도 똑같다고 본다. 좋은 종목이나 섹터를 "우연히" 미리 들고 있는 사람들은, 사실 그 우연을 노린 게 아니라 그 자리에 미리 가서 기다리고 있었던 경우가 많다. 반도체 로테이션 글에서 내가 "다음 단계를 미리 검증 기준으로 정해두고 기다린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뉴스에 뜬 다음에 들어가면 이미 늦은 거고, 뜨기 전에 합리적인 이유로 자리를 잡아두는 게 이 이야기가 말하는 "우연이 닿을 자리"라고 생각한다.


다시 경제적으로 — 자기 유통망을 갖는다는 것의 값어치


이 사례를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자기 유통망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시간, 무명 시절의 수익 없음)과 그게 나중에 만들어내는 협상력(게이트키퍼 의존도 감소, 발견됐을 때의 몸값)을 맞바꾸는 투자라고 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손해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기 채널이 곧 자산이 된다. 솔로로 콘텐츠를 쌓아가는 입장에서는, 당장의 조회수나 수익보다 "내 채널이 끝까지 내 자산으로 남는다"는 이 구조 자체가 더 중요한 가치라고 본다.


본 포스팅은 자본주의 시장의 데이터 분석 및 개인의 투자 기록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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