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는 스타벅스가 가까운 '스세권', 맥도날드가 있는 '맥세권'을 좋은 입지의 기준으로 삼곤 합니다. 하지만 제게 진정으로 삶의 질을 높여주는 최고의 입지는 다름 아닌 '도세권(도서관+역세권)'입니다.
오늘은 최근 저의 일상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간, 송도 국제도서관에 대한 기록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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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국제도서관 내부(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길 계단) |
뒤늦게 찾아온 독서의 즐거움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책과 가까운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시험때 말고는 책을 가까이하지 않았죠. 제 인생에서 자발적으로 책을 읽었던 기억은 군대 시절 30~40권 정도를 몰아 읽었던 때가 유일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삶의 궤적에 약간의 여백이 생기고 오롯이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책을 찾게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제목만 알고 미뤄두었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같은 벽돌 책부터,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같은 고전문학, 그리고 평소 애정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들까지. 지난 몇 달간 꽤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며 독서가 주는 즐거움을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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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에 중정 테라스와 그 앞의 테이블 |
왜 집을 두고 굳이 도서관에 가는가?
저는 책을 읽을 때 무조건 집을 나서 도서관으로 향하는 편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환경의 통제'입니다. 집에서는 아무리 굳은 결심을 해도 몇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리거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들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도서관의 문을 여는 순간, 공기부터 달라집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공부를 하든, 책을 읽든 무언가에 깊이 몰입하는 사람들뿐입니다. 그 조용한 에너지는 전염성이 무척 강해서, 저 역시 자연스럽게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두번째는 적막함이 주는 평온입니다. 어릴 때는 시험 기간이 아니면 숨 막힌다며 피했던 그 적막한 분위기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제는 머리를 비워주는 최고의 백색소음처럼 느껴집니다.
최근 송도에 문을 연 '송도 국제도서관'
요즘 제가 가장 자주 출근 도장을 찍는 곳이 바로 최근 개관한 송도 국제도서관입니다.
새로 지어진 곳답게 시설의 쾌적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누군가의 손때가 묻지 않은 빳빳한 새 책의 질감, 깨끗한 열람실의 책상과 조명까지 독서를 위한 완벽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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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국제도서관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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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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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층별 안내 표지판 |
특히 인상 깊었던 곳은 1층 전체를 채우고 있는 '어린이 전용 공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채롭고 안전하게 꾸며진 모습을 보니, 육아휴직 중인 제게는 이보다 더 반가울 수 없더군요. 이제 막 17개월 차에 접어든 아들과 함께 오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을 만큼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공간이었습니다.
마치며: 나만의 지적 자산이 쌓이는 곳
매일 조금씩 비트코인을 모아가듯, 저는 이곳 송도 국제도서관에서 매일 조금씩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고 즐기고 있습니다. 꼭 당장의 수익으로 치환되지는 않더라도, 책을 읽는 순간의 몰입감과 내면의 지식이 쌓이는 즐거움이 꽤나 매력적입니다.
이번 주말, 스마트폰은 잠시 내려두고 근처 도서관에 들러 책의 냄새를 한 번 맡아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