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실제로 해본 것 두 가지를 썼다. 이번엔 검토만 하고 접은 것들이다.
해보고 접은 것과 검토만 하고 접은 것은 성격이 좀 다르다. 앞의 둘은 돈과 시간을 쓴 뒤에 답을 얻었고, 이번 둘은 계산기와 자료 조사만으로 답이 나왔다. 결과적으로는 안 한 게 맞았다고 생각한다.
두 가지를 봤는데, 하나는 계산기를 두드려서 접었고 하나는 나 자신을 두드려서 접었다. 오늘은 앞의 것이다.
같이 사업을 준비하는 친구와 2주 정도 어떤 공간에서 일한 적이 있다. 처음엔 공유오피스인 줄 알고 갔는데, 가서 보니 공유오피스가 아니라 공유상가(송내 스케카랩)였다.
건물 한 층에 사무실 20개가 들어가 있었다. 주된 업종은 뷰티와 인터넷 상거래였다. 각 입점자는 월세와 관리비로 40~50만 원 정도를 내고 방 하나를 쓰면서, 자기 고객을 그 방으로 불러 영업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엔 이해가 잘 안 됐다. 왜 자기 업장을 차리지 않고 여기를 쓸까.
며칠 지켜보니 답이 나왔다. 업장을 하나 임차하려면 보증금이 크게 들어가고, 계약은 보통 1년 이상 묶이고, 인터넷·정수기·간판 같은 부가 비용이 줄줄이 붙는다.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구조다. 고시원에 사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했다. 목돈이 없거나, 아직 여기서 오래 할지 모르겠는 사람에게 짧고 가볍게 공간을 파는 것이다.
공유오피스는 예전에 꽤 좋은 사업 모델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다만 지금은 너무 포화라 진작에 관심을 끊었다.
그런데 공유상가는 조금 달라 보였다. 입점자에게 이 공간이 '싸서 쓰는 곳'이 아니라 '영업을 해야만 하는 곳'이라는 점이 컸다. 수요의 동기가 확실하면 사업은 대체로 굴러간다.
그리고 운영 난이도가 낮았다. 한번 채워 놓으면 손 갈 일이 거의 없다. 청소와 시설 관리 정도다. 육아 중인 입장에서 이건 큰 장점이었다.
찾아보니 공유미용실, 공유주방 같은 건 서울에 이미 꽤 있었다. 다만 그건 공간과 설비 자체를 여러 사람이 돌려 쓰는 모델이라, 방을 나눠 각자 쓰는 이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결국 돈이었다.
100평 넘는 상가를 운 좋게 싸게(월세 200만 원 선) 잡는다고 쳐도(사실 이것부터 쉽지 않다) 인테리어에 평당 300만 원 정도는 들어가야 했다. 공간이 어느 정도 괜찮아야 입점 업체의 고객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뷰티 업종을 받으려면 방마다 급배수를 빼야 해서 비용이 더 붙는다.
보증금, 인테리어, 각종 집기를 다 더하니 4억이었다.
그런데 방 20개를 다 채웠을 때 예상 영업이익이 월 400~500만 원이었다. 연 5~6천만 원. 단순 계산으로 원금 회수에 7년 넘게 걸리고, 그것도 7년 내내 공실이 하나도 없다는 가정에서다.
더 걸린 건 4억 중 3억 가까이가 인테리어라는 점이었다. 이 돈은 나갈 때 회수되지 않는다. 오히려 원상복구비가 더 든다. 잘 안 됐을 때 손절할 방법이 없는 구조라는 뜻이다.
계산기를 아무리 두드려도 답이 안 나왔다.
모델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수요의 동기가 분명하고 운영이 가벼운 건 여전히 매력적이다.
다만 그건 건물을 이미 갖고 있거나, 인테리어가 절반쯤 되어 있는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사람. 혹은 인테리어업을 영위하고 있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처럼 임차부터 시작해서 전부 새로 넣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초기 비용이 수익을 다 먹어버렸다.
조건이 바뀌면 다시 볼 수도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아니었을 뿐이다.
다음 글에서는 같은 시기에 검토했던 독서·논술 학원, 책나무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본 포스팅은 자본주의 시장의 데이터 분석 및 개인의 투자 기록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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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고 접은 것과 검토만 하고 접은 것은 성격이 좀 다르다. 앞의 둘은 돈과 시간을 쓴 뒤에 답을 얻었고, 이번 둘은 계산기와 자료 조사만으로 답이 나왔다. 결과적으로는 안 한 게 맞았다고 생각한다.
두 가지를 봤는데, 하나는 계산기를 두드려서 접었고 하나는 나 자신을 두드려서 접었다. 오늘은 앞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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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내 공유상가 스케카랩 |
어쩌다 보게 됐나
같이 사업을 준비하는 친구와 2주 정도 어떤 공간에서 일한 적이 있다. 처음엔 공유오피스인 줄 알고 갔는데, 가서 보니 공유오피스가 아니라 공유상가(송내 스케카랩)였다.
건물 한 층에 사무실 20개가 들어가 있었다. 주된 업종은 뷰티와 인터넷 상거래였다. 각 입점자는 월세와 관리비로 40~50만 원 정도를 내고 방 하나를 쓰면서, 자기 고객을 그 방으로 불러 영업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엔 이해가 잘 안 됐다. 왜 자기 업장을 차리지 않고 여기를 쓸까.
며칠 지켜보니 답이 나왔다. 업장을 하나 임차하려면 보증금이 크게 들어가고, 계약은 보통 1년 이상 묶이고, 인터넷·정수기·간판 같은 부가 비용이 줄줄이 붙는다.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구조다. 고시원에 사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했다. 목돈이 없거나, 아직 여기서 오래 할지 모르겠는 사람에게 짧고 가볍게 공간을 파는 것이다.
왜 관심이 갔나
공유오피스는 예전에 꽤 좋은 사업 모델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다만 지금은 너무 포화라 진작에 관심을 끊었다.
그런데 공유상가는 조금 달라 보였다. 입점자에게 이 공간이 '싸서 쓰는 곳'이 아니라 '영업을 해야만 하는 곳'이라는 점이 컸다. 수요의 동기가 확실하면 사업은 대체로 굴러간다.
그리고 운영 난이도가 낮았다. 한번 채워 놓으면 손 갈 일이 거의 없다. 청소와 시설 관리 정도다. 육아 중인 입장에서 이건 큰 장점이었다.
찾아보니 공유미용실, 공유주방 같은 건 서울에 이미 꽤 있었다. 다만 그건 공간과 설비 자체를 여러 사람이 돌려 쓰는 모델이라, 방을 나눠 각자 쓰는 이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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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서창의 레브그릿(공유상가) |
접은 이유 : 계산이 안 맞았다
결국 돈이었다.
100평 넘는 상가를 운 좋게 싸게(월세 200만 원 선) 잡는다고 쳐도(사실 이것부터 쉽지 않다) 인테리어에 평당 300만 원 정도는 들어가야 했다. 공간이 어느 정도 괜찮아야 입점 업체의 고객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뷰티 업종을 받으려면 방마다 급배수를 빼야 해서 비용이 더 붙는다.
보증금, 인테리어, 각종 집기를 다 더하니 4억이었다.
그런데 방 20개를 다 채웠을 때 예상 영업이익이 월 400~500만 원이었다. 연 5~6천만 원. 단순 계산으로 원금 회수에 7년 넘게 걸리고, 그것도 7년 내내 공실이 하나도 없다는 가정에서다.
더 걸린 건 4억 중 3억 가까이가 인테리어라는 점이었다. 이 돈은 나갈 때 회수되지 않는다. 오히려 원상복구비가 더 든다. 잘 안 됐을 때 손절할 방법이 없는 구조라는 뜻이다.
계산기를 아무리 두드려도 답이 안 나왔다.
마치며
모델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수요의 동기가 분명하고 운영이 가벼운 건 여전히 매력적이다.
다만 그건 건물을 이미 갖고 있거나, 인테리어가 절반쯤 되어 있는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사람. 혹은 인테리어업을 영위하고 있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처럼 임차부터 시작해서 전부 새로 넣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초기 비용이 수익을 다 먹어버렸다.
조건이 바뀌면 다시 볼 수도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아니었을 뿐이다.
다음 글에서는 같은 시기에 검토했던 독서·논술 학원, 책나무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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