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이어 검토만 하고 접은 것, 두 번째다.
공유상가는 계산기를 두드려서 접었다. 이번 건은 계산기는 오히려 괜찮게 나왔는데도 접었다.
언젠가부터 아이가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라고 시킨다고 읽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그걸 옆에서 도와주는 학원이나 방문 교육이 있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찾아보니 이미 있었다. 그리고 친구의 후배가 그런 학원을 두 개나 운영하고 있었다. 책나무였다. 물론 책나무 말고도 비슷한 독서·논술 브랜드가 여럿 있다.
마음에 들었던 건 공부를 시키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성적을 올려주는 게 아니라 책을 읽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쪽이었다. 이건 내가 아이에게 실제로 바라는 것이기도 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걸 파는 일이라는 게 컸다.
친구를 통해 후배에게 자세히 물어봤다.
초등학교 하나(정원 500명 정도)에 학원 하나가 있으면 잘 돌아간다. 초반에는 원장이 직접 붙어 관리해야 하지만, 선생님 교육이 자리 잡으면 어느 정도는 손을 떼고 운영할 수 있다.
경쟁이 심해도 잘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 다음 질문이 남는다. 내가 이 일을 잘할 수 있나.
책 읽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독서광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걸 남에게, 그것도 아이들에게 가르칠 능력이 있는지가 문제였다. 아이들을 다루는 기술도, 성향도 나에게 있는지 생각해봤다.
답은 아니었다.
쿠팡 셀러를 그만둔 이유와 사실상 같은 이유다. 파는 사람이 사는 사람보다 잘 알아야 한다는 것. 그때는 3개월을 써보고 알았고, 이번엔 시작하기 전에 알았다. 그 정도가 발전이라면 발전이다.
네 개를 정리하고 나니 나름의 기준 비슷한 게 생겼다.
내가 그 물건이나 서비스를 아는 일인가. 사람을 만나는 일인가. 잘 안 됐을 때 빠져나올 수 있는 구조인가.
공유상가는 세 번째에서 걸렸고, 책나무는 첫 번째에서 걸렸다. 쿠팡도 첫 번째였고, 유튜브는 두 번째였다. 네 번을 돌아 같은 자리로 온 셈인데, 적어도 이제는 뭘 먼저 물어봐야 하는지는 안다.
다음 글에서는 지금 진행 중인 것, 고시원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공유상가는 계산기를 두드려서 접었다. 이번 건은 계산기는 오히려 괜찮게 나왔는데도 접었다.
![]() |
| 책나무 홈페이지 화면 |
어쩌다 보게 됐나
언젠가부터 아이가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라고 시킨다고 읽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그걸 옆에서 도와주는 학원이나 방문 교육이 있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찾아보니 이미 있었다. 그리고 친구의 후배가 그런 학원을 두 개나 운영하고 있었다. 책나무였다. 물론 책나무 말고도 비슷한 독서·논술 브랜드가 여럿 있다.
마음에 들었던 건 공부를 시키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성적을 올려주는 게 아니라 책을 읽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쪽이었다. 이건 내가 아이에게 실제로 바라는 것이기도 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걸 파는 일이라는 게 컸다.
알아본 내용
친구를 통해 후배에게 자세히 물어봤다.
초등학교 하나(정원 500명 정도)에 학원 하나가 있으면 잘 돌아간다. 초반에는 원장이 직접 붙어 관리해야 하지만, 선생님 교육이 자리 잡으면 어느 정도는 손을 떼고 운영할 수 있다.
- 창업 비용은 1억 이하.(보증금/권리금 5천만원, 간판 7백만원, 인테리어 30평기준 4천만원 등)
- 마케팅 비용 1천만원/년
- 대신 학생 수에 따라 본사에 로열티를 내고(18,500원/인, 2026년기준), 책은 본사를 통해 구입해야 한다.
그 후배는 두 개를 운영하면서 월 1,000만 원 이상 가져가고 있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앞의 공유상가보다 훨씬 나았다. 초기 자금은 4분의 1이고, 수익은 두 배였다. 실제로 하고 있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숫자라는 점도 컸다.
수도권 웬만한 지역은 다 봤다. 초등학교 학생 수 대비 독서·논술 학원이 몇 개나 있는지, 비어 있는 상권은 없는지를 하나씩 확인했다.
몇천 개는 되는 것 같았다. 게다가 정식 학원 형태만 있는 게 아니었다. 집에서 공부방이나 교습소 형태로 소규모로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런 곳은 검색으로는 잘 안 잡히지만 실제로는 같은 학생을 두고 경쟁하는 상대다.
자본금이 크게 필요 없는 업종이라 진입이 쉽고, 진입이 쉬우면 이미 다 들어와 있다. 남아 있는 자리를 찾는 게 아니라, 남의 자리를 뺏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후배가 잘되고 있다는 것도 다시 보게 됐다. 그는 자리가 있을 때 들어간 사람이다. 같은 숫자가 지금 들어가는 사람에게도 나온다는 보장은 없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앞의 공유상가보다 훨씬 나았다. 초기 자금은 4분의 1이고, 수익은 두 배였다. 실제로 하고 있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숫자라는 점도 컸다.
접은 이유 1 : 빈자리가 없었다
수도권 웬만한 지역은 다 봤다. 초등학교 학생 수 대비 독서·논술 학원이 몇 개나 있는지, 비어 있는 상권은 없는지를 하나씩 확인했다.
몇천 개는 되는 것 같았다. 게다가 정식 학원 형태만 있는 게 아니었다. 집에서 공부방이나 교습소 형태로 소규모로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런 곳은 검색으로는 잘 안 잡히지만 실제로는 같은 학생을 두고 경쟁하는 상대다.
자본금이 크게 필요 없는 업종이라 진입이 쉽고, 진입이 쉬우면 이미 다 들어와 있다. 남아 있는 자리를 찾는 게 아니라, 남의 자리를 뺏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후배가 잘되고 있다는 것도 다시 보게 됐다. 그는 자리가 있을 때 들어간 사람이다. 같은 숫자가 지금 들어가는 사람에게도 나온다는 보장은 없었다.
![]() |
| 서울 책나무 지점 현황 |
접은 이유 2 :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경쟁이 심해도 잘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 다음 질문이 남는다. 내가 이 일을 잘할 수 있나.
책 읽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독서광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걸 남에게, 그것도 아이들에게 가르칠 능력이 있는지가 문제였다. 아이들을 다루는 기술도, 성향도 나에게 있는지 생각해봤다.
답은 아니었다.
쿠팡 셀러를 그만둔 이유와 사실상 같은 이유다. 파는 사람이 사는 사람보다 잘 알아야 한다는 것. 그때는 3개월을 써보고 알았고, 이번엔 시작하기 전에 알았다. 그 정도가 발전이라면 발전이다.
마치며
네 개를 정리하고 나니 나름의 기준 비슷한 게 생겼다.
내가 그 물건이나 서비스를 아는 일인가. 사람을 만나는 일인가. 잘 안 됐을 때 빠져나올 수 있는 구조인가.
공유상가는 세 번째에서 걸렸고, 책나무는 첫 번째에서 걸렸다. 쿠팡도 첫 번째였고, 유튜브는 두 번째였다. 네 번을 돌아 같은 자리로 온 셈인데, 적어도 이제는 뭘 먼저 물어봐야 하는지는 안다.
다음 글에서는 지금 진행 중인 것, 고시원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